제네시스 자금 인출 중지 사태 완벽 정리

스나미가 발생하면 그 여파로 밀려오는 두번째 파도가 더 위험하다. 이번 FTX 사태의 여파가 암호화폐 시장에 퍼져나가고 있다. 그 신호탄이 바로 이번 ‘제네시스 인출 중지’. 이 사건이 대체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아리쏭할 분들을 위해 정리해보았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업을 하는 곳이라 많은 분들이 익숙치 않을 테지만, 제네시스(Genesis)는 기관투자자와 거래소들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기관들끼리 대량의 암호화폐를 P2P로 대출하는 것은 힘드므로, Genesis가 가운데서 이를 알선 및 중개하는 형식이다.
제네시스의 모회사는 그 유명한 DCG(Digital Currency Group)이고 ‘13년에 최초로 비트코인 OTC 데스크를 제공하기도 함. 한마디로 크립토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근본으로 통하는 곳임. 작년에 진행한 대출 규모만 $130B이 넘는데, 참고로 JP 모건 연간 주택담보대출량이랑 비슷함. 결론은 엄청난 빅플레이어였단 뜻이다.
제네시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거래소 혹은 기관투자자(고객)가 자기가 보관하고 있는 암호화폐를 제네시스에게 넘김
- 제네시스에서 해당 물량을 헤지펀드, 패밀리 오피스 등 각종 투자 하우스들에게 빌려줌
- 대출을 상환 받으면 이자 중 일부 떼가고 고객사에게 돌려줌
수많은 크립토 기업들이 막대한 보유 자산을 가만히 묵혀두기 보다는, 이를 어떻게든 굴려 수익을 만들고 싶어한다. 헤지펀드나 하우스들은 자신의 전략 포지션에 있어 대량의 암호화폐를 대출해줄 곳이 필요하다. 양측의 이러한 가려움을 딱 긁어준 곳이 제네시스이다.
제네시스의 정확한 고객 리스트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관련자들에 따르면 암호화폐 큰손들과 기관들 대다수가 제네시스에게 자금을 맡겨왔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제네시스가 11월 16일 자금 인출을 중지한 것이다. 제네시스는 11월 11일 FTX가 파산 신청하기 직전 $175M가 FTX에 묶였다고 밝힌 바 있으며, 모회사 Digital Currency Group이 이미 $140M을 투입해 구제해준 바 있다. 하지만 FTX 여파로 게속해서 자금 인출 요청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제네시스는 현재 요청된 인출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인정며 모든 자금 인출을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제네시스도 대출해준 자산을 돌려받아야 수익이 창출되는 것인데, FTX 사태의 영향으로 무사히 돌려받을 지도 미지수이다.
이번 사태가 위험한 이유는 제네시스에 자산을 맡긴 다수의 기관투자자들의 자산이 모두 묶였다는 것. 크립토 시장 내에서 각종 기관투자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곳이 자산을 못 돌려줄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제네시스 내 유동성이 묶이면서 유동성 부족 사태와 공포심리가 퍼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Gemini Earn 자금 인출 중지 사태이다. 메이저 거래소 중 하나인 Gemini는 Gemini Earn이란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은 Gemini Earn에 암호화폐를 넣어놓고 이자를 벌 수 있다. 문제는 Gemini Earn이 제네시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Gemini Earn은 아래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 고객이 Gemini Earn에 암호화폐 맡김
- Gemini에서 자금 제네시스에 넘기고 그걸로 제네시스가 기관투자자에게 대출해줌
- 이후 기관투자자가 5%(예시)로 상환
- 제네시스가 3% 이자 갖고 나머지 2% 이자 Gemini Earn에게 돌려줌
- 고객은 2% 이자 범
위 과정을 잘 생각해보면, 그냥 중간에 Gemini가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수합하는 중간다리 역할만 하는 것이지, 고객 입장에서는 제네시스에게 돈 맡기는 거랑 마찬가지이다. 제네시스의 자금 인출이 막히면서 자연스레 Gemini Earn의 자금 인출이 막혀버린 것이다.
일시적으로 자금 인출이 과도하게 증가한 것이어서 나중에 정상대로 복귀하면 자금을 돌려줄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 제네시스에게 자금을 빌린 기관투자자들이 FTX에 돈이 묶였다는 등의 이유로 상환을 못하면, Genesis도 고객에게 돌려줄 자금이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
아직 제네시스와 연관된 기업들이 정확히 어디어디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사태가 터지면 다들 처음에 하는 말 “우리는 노출이 없습니다”…) 모회사인 DCG의 네트워크가 크립토 업계 내에 어마어마한 만큼 많은 기관투자자가 제네시스에 노출되어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DCG에서 제네시스에게 구제금융을 해줄 수도 있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DCG도 해당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을 것이다. 이번에 바이낸스의 CZ가 언급한대로 FTX 사태는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며 여파가 어디까지 퍼질 지 계속 유의 깊게 지켜봐야할 것이다.
모두들 Stay #SAF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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